산을 내려오는 길에, 난초를 가져왔다네. 난초를 교정에 심어두고 꽃이 어서 피기를 바랬지.

하루에 세 번씩이나 돌보면서 꽃이 필 시기를 보아도 난초는 여전히, 하나의 꽃망울도 터뜨리지 않았다네.

어느덧 가을이 와 난초를 따뜻한 방안에 들여왔네. 아침마다 자주 돌보며 아껴주었고, 밤마다 잊지 않고 돌보아 주었었지.

그러나 꽃이 일찍 피게 되면 나의 오랜 소망이 실현될 것이라 희망한다네. 온 뜰에 꽃이 만발하여, 그윽한 향이 가득할 거라고.

최근 들어와서 날씨도 많이 풀리고 해서 그런지...
오빠 생각 문득문득 나더라고
출근길에 신호등 기다리면서 가로수 보고 멍때릴때나...
바닷가 드라이빙 하면서 바다바람 시원하게 맞을때나...
누가 오토바이 타고 지나갈때나...
잘하는 이자까야 가서 맛있는 광어 연어회 먹을때나...
......
이 글을 쓰면서 또
4년전에 오빠가 나보러 청도 놀러왔을때 생각이 난다...
....
이렇게 보니까
우리가 안지 6년이나 되가는데
근데...
못본지는 무려 1년반이나 됐더라...
그동안 뭐하고 지내는지
코로나가 아직도 심각한 한국에서 조심하게 다니고 있는지
펜싱은 아직도 하고 있으면서 대회도 종종 나가는지
예전 같으면 대회 나가고 막 메달 따고 그러면 항상 해맑게 웃으면서 나한테 자랑했었는데...
그런걸 다 기억 하는지
...
안지 6년 동안에
에버랜드 룰러코스터, 롯데월드 할로윈
롯데 월드 타워 서울스카이 그리고 불꽃쇼
주말마다 데이트 코스였던 코엑스
여름에 거의 맨날 갔었던 한강공원 반포대교
청계천 도깨비 야시장
같이 봤던 앤트맨,라라랜드,코코,부산행,신과함께...
집에서 같이 파이널까지 했던 총 게임
동네 매운 쌀국수,상하이 스파게티,먹태구이...
등등...일일이 나열하자면 밤새워도 안될만큼 ...
근데말이지
내가 좀 털털하고 둔감한 성격이라
진짜 오빠한테 고맙다는 말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
우리가 만나는 동안에
맛있는걸 많이 먹여줘서 고맙고
같이 재밌는것 많이 해줘서 고맙고
혼자 타지에 있는 나를 잘 챙겨주고 보살펴 주느라 많이 힘들었겠는데 너무너무 고맙고
그리고...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지금은 서로에게 좋은친구로 남고
또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예전처럼 많이 못보겠지만
부디 잘 있고...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게

안녕~
또 보자

생각하다.의사는사진을가리키며,신지초의귓가에그녀에게일일이설명을해주었다.신지초는멍하니있으면서절반을흘리고양양하게정리해냈다.그녀는시간이많지않아,빨리입원해서항암치료를받아야한다.위암말기에는얼마나살수있습니까?신지초는누구보다도이병을잘알고있었다.왜냐하면그녀의할아버지는병상에서2년동안발버둥치며돌아가셨기때문이다.의사가호의적으로제안했다."심여사님,여기서빨리입원해서치료를받는것을권장합니다.""그럼제가입원...괜찮겠어요?"신지초는목을쉬고표정이마비되어혼잣말을하는것같았다.의사가다시소리를내지않고난처해하며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