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MOVIE FEB 2015

<내 심장을 쏴라> 여진구
열 아 홉 살 의
트위스트

19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로 엄마 품이 그리웠던 어린 소년(새드 무비, 2005)은 어느새 제 인생을 감당하는 나이가 됐다.
고뇌하는 청년들의 정신병원 탈출기 <내 심장을 쏴라>에서 여덟 살 형님 이민기와 동갑내기로 어깨를 견준 여진구.
단단하게 자란 열아홉 살 배우는 마음까지 야무지게 여물어 있었다. 소년과 남자의 경계, 그 나이답게.

배우 ·

여진구

| 헤어 ·

윤성희 실장 [재클린 뷰티살롱]

| 메이크업 ·

권일금 수석 부원장 [재클린 뷰티살롱]
[출처] [맥스무비 MAXMOVIE] 여진구 열아홉살의 트위스트|작성자 재클린

경계의 배우
고양이를 굉장히 잘 다루네요. 동물을 좋아하는데 길러보진 않았어요. 촬영에 쫓기다 보면 관심을 못 줄 것 같아서요. 스케줄마다 데리고 다닐 만큼 세심한 성격도 아니고요.

연기해온 캐릭터를 보면 다정다감할 것 같은데요? 영화나 드라마의 멋진 대사들을 실제 저라면 절대 못할 거예요. 오글거리는 걸 잘 못 참아요.(웃음) 평상시에도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오늘 같은 화보를 찍을 때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그런 것치곤 몸 쓰는 데에 익숙한 게 느껴져요. 혹시, 춤도 춰요? 춤에 소질은 없어요. 활동적이긴 해요. 유쾌하고 밝은 걸 좋아해요.

<내 심장을 쏴라> 수명이랑은 정반대네요. 영화에 캐스팅된 후에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읽었는데 수명 캐릭터가 굉장히 어둡게 느껴졌어요. 세상에 혼자 놓여있다고 해야 하나. 표정도 어둡고, 머리도 길고, 예전에 사극으로 긴 머리를 해보긴 했는데 오랜만에 하니까 불편하더라고요. 여름이라 가발도 덥고 머리카락도 닿아서 밥 먹을 때 입에도 들어오고요. 여자들이 예뻐 보이려고 귀 뒤로 머리를 넘기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웃음) <서부 전선> 찍으면서 짧게 깎았는데 얼마 전 촬영을 마치고 다시 기르는 중이에요.

수명은 극심한 트라우마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돼요. 범최자 아버지들 사이에서 갈등했던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2013)에 이어 또다시 어두운 캐릭터가 힘들지는 않았어요? 수명이가 불쌍해서 울적하긴 했지만 나 자신이 우울해진 적은 없어요. 비슷한 성격이라면 실생활에 자연스레 영향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화이나 수명은 평상시 나랑 너무 달라서 오히려 정확하게 선을 긋기가 쉬웠어요.

정신병원이 무대여서 처음 접하는 생소한 경험도 많았겠어요? 정신과 전기치료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리얼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주변에선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없었어요. 문제용 감독님한테 상의해서 정신과 간호사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최대한 실제와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정말 낯선 경험이었어요.

원작이 있어서 더 고민되는 지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사랑받은 소설일수록 원작에 대한 팬들의 애착이 강하잖아요. 처음엔 조심스러웠죠. 사실 지금도 수명이 어떤 아이냐고 물으면 말로는 정의를 못 내리겠어요. 머리로 생각하면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거든요. 생각을 비우고, 지금까지 어떤 캐릭터보다 감정에 충실했어요. 현장에서 와 닿는 감정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힌트가 돼준 게 영화 속 대사였어요.

어떤 대사에요? 병원에서 환자들이 다 같이 신나게 트위스트를 추는 장면에서 병실 동료 승민(이민기)이 “미친 게 좋은 게 뭐냐?”라고 말을 해요. 순간 아차 싶었죠. 나랑은 다른 수명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거든요. 정신병원이잖아요. 미쳐서 좋은 게 뭔데? 내 마음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점점 불안과 긴장감을 떨쳐 내고 더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었죠.

영화 속 수명은 원작보다 조금 밝아 보여요. 사실 전 훨씬 더 어두운 캐릭터를 준비했는데 감독님은 밝게 담길 원했어요. 내레이션도 감정을 너무 싣기보단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편안하게 하길 바랐고요. 신기한 게 현장 분위기도 동화 같았어요. 병원 안은 차가운 느낌이었는데 촬영 후반으로 갈수록 몽환적이고 따뜻한 빛이 병원 안으로 들어와서 스태프와 배우들이 다 놀랬어요. 병원에 들어가면 왠지 모르게 몸이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출처] [맥스무비 MAXMOVIE] 여진구 열아홉살의 트위스트|작성자 재클린
<내 심장을 쏴라> 현장에 갔을 때 촬영 막간에 이민기가 누워있는 병실 침대에 자연스레 와서 척 눕던 모습이 기억나요. 정말 편안해 보였어요.(웃음) 처음부터 (이) 민기 형이 먼저 다가와서 반말을 쓰라고 얘길 해줬어요. 낯도 가리고 못 쓰고 있다가 어느 날 형한테 나도 모르게 “응”이라고 대답한 거예요. 일부러 한 게 아니라 그냥 툭 나온 건데 형이 좋게 받아들여주고 들떠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형한테 마음으로 다가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난 지 2~3주쯤이었는데 그때부터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며 걷잡을 수 없이 친해졌죠.(웃음)

나이 차를 느낀 적은 없어요? 나이 차이보단 감독님과 (이)민기 형이 영화를 진짜 많이 봐요.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만나면 너무 영화 얘기만 해요. 뭐 촬영만 하면 “이거 <빠삐용>(1973)의 무슨 장면 같았어”이러니까 끼어들 수도 없었어요.(웃음)

소년 워커홀릭
후반부 액션 신에서 호흡은 척척 맞던데요? 스스럼없어서 더 신나 보였어요. 생애 첫 면허증도 땄어요. 보트 운전면허요! 만 14세 이상 딸 수 있대요.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문제집이 있는데 1~2주 정도 필기 공부를 했어요. 처음 따는 면허여서 긴장하면서 시험을 봤는데 한 번에 합격해서 천만 다행이죠.(웃음)

수명이 보트를 너무 신나게 몬 나머지같이 탔던 문제용 감독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던데요?(웃음) 그때 진짜 재밌었어요! 촬영하는 동안은 우리밖에 없으니까 마음껏 달릴 수 있잖아요. 수명이가 보트를 처음 운전하는 설정인데 너무 조심스러워도 안 될 것 같았어요.(웃음) 감독님이 몇 번 물에 빠졌다 나오긴 했는데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어요. 감독님도 재밌으셨을 텐데?(좌중 웃음) 난폭 운전 좀 그만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달리는 차창 밖으로 상반신이 거의 다 빠져나오는 장면도 있던데 위험하진 않았어요? 안전장치만 제대로 갖춰지고 조심하면 대역 없이도 찍을 만했고 실제로도 스턴트맨 없이 직접 연기했어요. (이)민기 형도 그렇고 우리를 쫓아오는 박두식 형도 워낙 운전을 잘 하더라고요.

<서부 전선> 크랭크업 한 뒤로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현장에서는 다 같이 얘기도 하고 촬영하고 모니터도 하는데 집에서는 너무 심심해요. 친구들처럼 게임을 해보려고 해도 자주 못하니까 실력이 안 늘어서 더 스트레스인 거예요. 혼자서 할 일 없이 침대에 눠 있다가 자곤 해요. 그래서 현장이 더 그립나 봐요. 스태프들이나 연기자 선배들도 보고 싶고요. 캐릭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게 아니라 현장 그 자체가 그리워요.

이제 고 3이에요. 학과 공부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들었는데 입시 압박이 만만찮겠어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에 욕심을 냈는데 고등학교 오고 솔직히 따라잡기가 많이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대학엔가고 싶으니까,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공부를 해야죠. 아직 실감은 잘 안 나는데 개학하면 갑자기 부담감이 몰려올 거 같아요.

연기 외에 다른 전공도 생각해봤어요? 연극 영화과에 갈지, 아예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공부해볼지,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하고 있어요. 연극 영화과가 아니라도 문학이나 철학처럼 연기에 도움이 되는 학과가 좋을 거 같아요. 언어학과에 관심은 있는데 어려울 것도 같아서 망설여지고, 평상시에 좋아하던 악기를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요. 대학이나 들어가야 할 텐데 너무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네요. 하하.
[출처] [맥스무비 MAXMOVIE] 여진구 열아홉살의 트위스트|작성자 재클린

나랑은 다른 수명 역을 고민하고 있을 때
‘미친 게 좋은 게 뭔데?’라는 대사를 만났어요.
맞아, 정신병원이잖아. 미쳐서 좋은 게 뭔데?
내 마음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죠.
[출처] [맥스무비 MAXMOVIE] 여진구 열아홉살의 트위스트|작성자 재클린
영화 <새드 무비>로 데뷔한지 올해로 10년째에요. 시트콤도 하고 뮤직비디오에서 노인 연기까지 해봤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못 해봤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연극이나 뮤지컬을 가끔 보러 가면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이 부러워요. 관객들과 눈을 소통하잖아요. 아직은 무대 울렁증도 있고 연극 연기에 대한 준비도 안 됐지만 자신감을 가질 만큼 실력을 쌓으면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노래를 제대로 배워서 뮤지컬도 해보고 싶고요.

배우로서 멋있다는 말 많이 듣잖아요. 거꾸로 여진구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외모보다 성격이나 성향, 생각이 멋있는 분들이 좋아요. 멋의 기준은 늘 바뀔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면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래 친구들보다 어름스럽다는 얘기 듣지 않아요? 나보다 학교 친구들이 이성에 대해서는 더 빠른 것 같아요. 자유롭게 여자 친구들 사귀고요. 친구들은 예쁜 연예인들 본다고 절 부러워하는데, 그런 걸 보면 내심 제가 더 부러워요.
[출처] [맥스무비 MAXMOVIE] 여진구 열아홉살의 트위스트|작성자 재클린

수명과 승민의 달콤알싸 ‘브로맨스’
한 날 한 시에 입원한 죄로, 수명(여진구)은 승민(이민기)의 뒤치다꺼리 전담 ‘미쓰 리’가 된다. 그러는 승민에게도 별명이 생긴다. ‘또별’, 전직 서커스단원 만식(김기천)씨의 죽은 애마 이름이다. 만식 씨를 업고 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미쓰 리’를 연호하는 승민이 수명은 점점 더 싫지가 않다.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은 이제 감옥 같은 정신병원을 탈출해 진짜로 살아갈 계획을 세운다. 서로를 위해 목숨까지 불사하며. <내 심장이 뛴다>는 2015년 1월 28일(수)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출처] [맥스무비 MAXMOVIE] 여진구 열아홉살의 트위스트|작성자 재클린

여진구, 이민기 <내 심장을 쏴라>

“가끔 궁금했어. 진짜 네가 누군지. 숨는 놈 말고 견디는 놈 말고 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 있기는 하냐?” 승민의 도발은 수명을 바꿔놓았다. 나중에야 수명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승민에게 뒤늦은 답을 건넨다. “나야.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내 심장을 쏴라>. 이민기(오른쪽)는 갇혀서 미친놈 승민을, 여진구(왼쪽)는 미쳐서 갇힌 놈 수명을 연기한다. 이민기와 여진구에게도 <내 심장을 쏴라>는 지금까지의 그들을 똑바로 마주하게 만든 특별한 작품이다. 수리정신병원 안에서 그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미친놈들의 정신병원 동기 시절 이야기가 궁금해 이민기와 여진구를 나란히 불러 앉혔다.(<내 심장을 쏴라>의 크랭크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인 2014년 7월18일에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출처] [씨네21 cine21] 여진구 내 심장을 쏴라 이민기와의 인터뷰|작성자 재클린

씨네21_원작에선 건장하던 승민과 가냘픈 수명이 이민기와 여진구를 만나며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시작은 어디서부터였나.

이민기_내가 딱 승민이 나이쯤일 때 원작을 처음 읽었는데 진짜 좋았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보니 꼭 내가 해야겠더라.

여진구_나는 반대로 시나리오를 먼저 봤다. 수명이가 특이한 인물이라 연구해보면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민기_원작의 수명은 딱 이미지가 있잖나. 진구가 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 ‘어?’ 싶더라고. 이전에 진구가 연기했던 모습도 알고 있으니까 이 친구가 만드는 수명은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진구가 나랑 좀 닮지 않았나?

여진구_정정한다. (웃음) 분위기가 닮았다고 해두자. 승민 역에 형이 워낙 어울리니까 이건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형 말대로 누구나 떠올리는 수명과 내 이미지는 다르지 않나. 이런 긴 머리가 어울릴까 싶기도 했다. 놓치긴 싫은데 도전하기엔 용기가 필요했다.

이민기_엄청 열심히 했잖아. 밥도 안 먹고 다이어트하고.

여진구_그런데 지금은…. (일동 웃음) 큰일났네. 이제 와서 (캐릭터랑) 연결 안 되면 어떡하지?

이민기_진구는 병원에만 있었어야 해. (일동 웃음)
씨네21_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갔나. 승민은 눈이 멀면서도 날기를 꿈꾸고, 수명은 항상 자기의 두려움과 싸우는 인물이다.

이민기_원작의 승민은 남성적이었지만 내가 해석한 승민은 맑고 순수한 캐릭터였다. 병원 안에서 끊임없이 사고를 치더라도 그게 악동의 장난처럼 보였으면 했다. 전작인 <몬스터> <황제를 위하여> 땐 몸을 만들었는데 이번엔 근육을 다 빼버렸다. 몸도 소년처럼 보여야 하니까. 무엇보다 큰 맥락에서 승민이 해줘야 하는 역할들을 먼저 생각했다. 수명의 자극제로서.

여진구_민기 형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수명의 성장기라는 게 가장 뚜렷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승민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수명의 변화를 보여주는 거였다. 감독님과 가장 처음 상의한 것도 목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전부 바뀌어간다는 생각으로. 개인적으로는 수명이 더 어두운 성격인 걸로 설정했는데 감독님과 의견이 맞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얘길 많이 나누면서 내가 생각한 수명, 소설 속 수명과 또 다르게 영화에선 조금 더 밝은 수명이 된 것 같다.

이민기_난 소설에서 뭘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한 건 없다. 하나 가져온 건 승민의 자유로움? 갇혀있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성격들.

여진구_수명이 실제 나와 너무 달라서 난 원작에서 가져올 게 많았다. 수명에게서 드러나야 할 어두움을 많이 가져와보려고 했다. 승민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민기 형을 만나 잘 나타난 것 같다. 원작에선 일을 손쉽게 해치우는 것들이 있었는데 형이 연기하면서 장난스럽게 접근한 것들이 있잖나. 리액션을 해야 하는데 예상한 움직임이 아니어서 처음엔 당황했다.

이민기_촬영감독님도 그랬잖아. (목소리 흉내내며) 진짜로 그렇게 하는 거야? 뒤에서 정말 그렇게 나타날 거야? (웃음)

여진구_내가 아는 게 정확한 거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더 정확한 걸 알게 되면 내가 그동안 잘못하고 있었구나 싶잖아. 그런 거였어.

이민기_나도 얼른 너 연기한 거 보고 싶다. 대부분 승민이 액션을 하면 수명은 리액션을 한다. 지문도 거의 ‘바라본다’였고.

여진구_맞다, 소설에서처럼.

이민기_그래서 후반부가 어떻게 나올지 진짜 궁금하다. 수명이 제대로 움직이는 지점, 인생 앞에 나서며 “저에게도 활공장이 필요했습니다”라고 하는 순간 수명의 눈빛과 표정과 감정을 얼른 보고 싶다. 말하다보니 소름까지 돋는데? (웃음)

씨네21_심지어 동갑내기 설정이다.

이민기_처음엔 감독님한테 그랬다. 우리가 대놓고 나이를 설명할 필요는 굳이 없잖아? 또래로 퉁치고 넘어가자. 나도 촬영 전에 팩 자주 할 테니 진구는 계속 밤새워라. (일동 웃음) 그런데 촬영장 가자마자 침대에 이름하고 나이가 써 있는데….

여진구_그걸 인서트로 딱!

이민기_그러니까! 그걸 또 인서트로 찍잖아. 마음만은 또래처럼 지냈다. (웃음) 다른 현장의 다른 배우로 만났다면 모를까 한 작품을 같이 하다보니까 친구나 동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사적인 얘기할 땐 달랐지. 형으로서 알려준 것도 많고.

여진구_잊을 수가 없지.

이민기_대기실에서 한 얘긴 너만 기억해야 돼. 매니저 형, 진구 입단속 잘 시켜줘요. (일동 웃음)

여진구_지금은 섞어서 하는데 처음엔 반말도 쉽게 안 나왔다. 승민이라 그랬는지 실제론 형이라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편히 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민기_아직 ‘야 ’까진 안 하더라? 응, 아니야, 이러기만 하고. 처음 ‘응 ’이라고 대답해줬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 (웃음)
[출처] [씨네21 cine21] 여진구 내 심장을 쏴라 이민기와의 인터뷰|작성자 재클린

씨네21_실제로는 나이 차가 많잖나.

이민기_하, 무슨 소리? 녹음기 좀 꺼봅시다. (일동 웃음) 그런데 정말 나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내가 수명 역할을 한다 해도 진구 이상을 해내지 못했을 거다. 수명을 연기할 때의 진구의 순수함, 말투와 눈빛은 지금 나한테 없는 거거든. 10년쯤 어렸다면 모를까 이제 나에겐 무뎌진 감정들이다.

여진구_나는 경험 부족이었다. 예를 들어 전기치료나 약물치료 받는 경험이 없으니까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무척 고민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센 건가, 약했던 건가 헷갈린 적이 많았다. 그래서 실제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을 만나 직접 이것저것 물어보고 관찰했다.

이민기_나도 눈멀어본 적은 없잖아. (웃음) 오히려 난 개연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신에 따라 적당히 완급 조절을 하는 게 이 영화에 더 맞겠다고 판단했다. 물리적으로 눈이 안 보인다는 생각보단 결국 삶에 대한 상징적인 설정으로 받아들였다. 승민이야 태도가 워낙 들쭉날쭉한 녀석이기도 하고. 그래도 비행을 배울 땐 실제로 안나푸르나에 가고 싶었다. 내가 이 영화 아니면 언제 또 안나푸르나를 가보겠나. (웃음) 결국 가지 못했지만.

씨네21_반대로 나이 차를 의식하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을까.

이민기_사생활 얘기 하다보면 항상 그랬다. 진구가 “제가 어른이 되면~” 이럴 때마다 ‘아, 쟤가 아직 어른이 아니었지?’ 퍼뜩 깨닫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도 어른이 못 된 것 같다.

여진구_형만 그런 거 아니야. 스탭 형, 누나들도 자꾸 까먹어. 노안인 게 원인일까? (웃음)

이민기_내가 나의 열여덟살을 알잖나. 자기 인생을 진지하게 대하는 친구들은 애처럼 느껴지지 않는 거다. 그 안엔 어리광이 없거든. 나는 그때 완전히 어리광쟁이였는데. 내 꿈은 학교에 있는게 아니었다. 잔다고 때리면 왜 자는 걸 갖고 때리냐고 하고. 공부가 내 꿈이 아니었는데 어떡해? (웃음) 진구는 학교 가면 자기도 똑같다는데 내가 보기엔 진구가 그때의 나보다 훨씬 진중해 보인다. 그래서 자꾸 잊는 것 같아. 그럼 반대로 ‘이 형 참 개념 없네?’ 이랬던 적도 있어?

여진구_(한참 생각하다) 딱히 모르겠어.

이민기_둘을 같이 앉혀놓고 인터뷰하니까 이런 사태가 생기는 거다. (일동 웃음) 솔직한 말을 들을 수가 없네.
[출처] [씨네21 cine21] 여진구 내 심장을 쏴라 이민기와의 인터뷰|작성자 재클린

씨네21_문제용 감독이 영화 중반까지는 이민기에게, 중반 이후부터는 여진구에게 빠지게 될 거라던데.

이민기_…이 양반, 하여튼 말은 잘해. (일동 폭소)

여진구_대단하시죠!

이민기_중반 넘어서까지 승민이 액션을 하니까 관객도 승민의 에너지를 따라가는 걸 테고 승민이 꺾이면서 수명의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게 당연한 흐름인데. 감독님 또 자기가 멋있게 보이려고 그렇게 얘기했네.

여진구_뭘 또 매력에 빠진대. (웃음)

이민기_지어내기 선수야.

여진구_초반엔 그럴싸하잖아. ‘역시 감독님 오~’ 그랬는데 나중에 갈수록 뭔가 자꾸 밝혀지는 거야. 형은 미리 눈치챘잖아.

이민기_아휴, 그걸 믿어? 매일 그랬잖아. (웃음) 감독님이 소년에 가까운 사람이라 대화하기가 편했다. 자기는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수다를 안떨면 사는 게 힘들대. 말을 많이 해야 살 수 있다는 거다.

여진구_나한테 그런 말도 해주셨다. 좋은 일 있을 때마다 항상 자기 주변에 나비가 돈다면서 촬영장에 나비 나타나면 엄청 좋아하셨다.

이민기_그러면서도 일관성 없는 게 뭔 줄 아나? 촬영을 일찍 접고 싶을 때 나비가 나타나면, 감독으로서 긍정의 상징이라고 했으니까 그래도 촬영을 재개하자 해야 하잖나. 그런데 “이건 역시 촬영하지 말라는 거야!” 하면서 촬영 접고 그랬다.

여진구_항상 자기가 편한 대로 긍정이야. (웃음)

이민기_감독님 인터뷰도 꼭 해야 한다. 지금쯤이면 멘트도 다 끼워맞춰놓았을 거다. (웃음)

씨네21_이민기씨는 20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대중이 사랑한 이미지를 도로 찾게 된 셈이고, 여진구씨는 성인의 문턱에 접어드는 시기다. 촬영이 진행된 2014년은 이민기씨의 데뷔 10년이 되는 해였고 영화가 개봉하는 2015년은 여진구씨가 데뷔한 10주년이기도 하다.
[출처] [씨네21 cine21] 여진구 내 심장을 쏴라 이민기와의 인터뷰|작성자 재클린
이민기_얘기한 그대로다. 20대여서 할 수 있는 역할과 표현들이었다. 전작들이 연이어 세 작품이나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였는데 <내 심장을 쏴라>는 이 타이밍에 좋은 영화란 생각이 든다. 촬영하면서 나 스스로도 다시 순수하게 삶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진구_반면 나는 20대에 수명을 연기했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형이 말한 순수함을 간직한다면 좋겠지만 그거야 모르는 일이고. 데뷔 10년차라는 것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

이민기_그러고보면 진구가 후배도 아니었구먼? 더더욱 대충 지내자? (일동 폭소)
[출처] [씨네21 cine21] 여진구 내 심장을 쏴라 이민기와의 인터뷰|작성자 재클린

“너와 난 평행선 그 위를 따로 걷다,그 길 끝에서 함께할 길을 찾아,지금 너와 나,조금 서툴지만,내게 점점 다가와,난 네게 점점 다가가。”



“我们走在各自平行线上,寻找着那道路尽头相交的线路,虽然现在我们,有些生疏,但是慢慢向我走来吧,我也会慢慢向你走去。”

懂得都懂的原因有些新专都是空气专 所以收了红家正规八辑现货解解馋 顺便拍了一下 一些二刺螈拍谷人追剋泡普后现状(bushi
非常喜欢红正规八辑 如果是咒文等带我好感 正规八辑真的就是我本人愿意为他们花钱的契机之一[可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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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马特拉齐表示:“这是一件我偶像的球衣,他绝对是历史最佳,他就是大罗,真正的大师,他在球场上能做出你想象不到的动作。马特拉齐:每次训练都要避免和他1对1在意大利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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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人生匆匆,缘分让遇见,或长或短,无法掌控,活在当下,认真生活,情感只是调味剂,不能太较真,也并不适合如今的我,慢慢的,接受一切离开。再那个情绪无法控制的那个点,
  • 返厂维修Day631、今天是喜欢的夏天的感觉,风吹过草地,蓝色绿色交织2、notability真的是非常好用,不只是做笔记,还可以添加我爱的手帐贴纸,笔记顺眼了
  • 我说:是的,今天我们讲这个阴阳呢,是很难超出古人所讲的范畴的,因为古人对这个研究太深了,我喜欢看很多古书,那是一席文学饕餮大餐,所以大家也别指望着我将能有什么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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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记住,力的反作用力,你的心为众生,把功德都回向给受苦受难的众生,不出三年,你一定非常非常富贵!没事的时候就念,虔诚心念,真的会有钱的。  我们每次念完咒,一定要